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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TOP 5 융복합 프로젝트에는 곤충의 자리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곤충? 벌레 말이야? 곤충산업이 있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곤충은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곤충 연구를 하고 있는 황재삼 연구관은 곤충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의 곤충산업을 이야기한다.

 

곤충처럼 빠르게 커 가는 관련 산업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하 농과원)으로 황재삼 연구관을 만나러 가는 길. 꽤 많은 건물이 곤충산업에 할당되어 있다. 농촌진흥청이 TOP 5 융복합 프로젝트, 그중에서도 곤충산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천생 학자의 풍모를 풍기는 황 연구관은 ‘곤충산업 분야’의 전문가지만 그 단어조차 생소한 사람이 많음을 알고 우리나라 곤충산업의 역사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곤충과 산업을 접목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학습 애완용 곤충이 유행하면서부터다.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 등이 새롭게 각광받으며 생소한 개념인 ‘애완곤충’을 취급하는 농가들이 생겼다. 예전에는 산으로 들로 잡으러 다녔던 곤충을 대량으로 양식하며 증식시키는 기술 역시 개발되었다. 하지만 학습 애완용 곤충의 시장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그 이상의 발전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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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래 식량 자원이자 단백질 대체재로서의 곤충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곤충을 활용한 일반 식품부터 기능성 화장품,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 미래 식량

2013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 곤충을 인류의 식량난과 환경 파괴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함량이 많고 영양가가 높은 곤충은 앞으로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FAO의 발표 이후 곤충의 식용 산업화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식량으로서의 곤충이 가진 장점은 압도적이다. 일단 좁은 면적에 키울 수 있는 개체 수가 동물과 비교가 안 된다. 330.5㎡(100평)의 사육사에서 연간 약 10톤의 곤충 생산이 가능하다.

 

 사료의 효율도 좋다. 소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드는 사료가 10kg인데 소 전체의 40%가량만 식용 가능하다. 반면 곤충 1kg를 키우기 위해 드는 사료는 2~3kg 정도지만 곤충은 전체의 80~90%를 식용으로 쓸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곤충은 증식률도 높다. 그런데 심지어 세대도 짧다. 식용 가능한 성충이 되기까지 1~3개월이 소요된다. 그리고 환경 오염 역시 줄일 수 있다.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고단백, 고불포화 지방인데다 항염증, 항치매 등의 기능성이 계속 밝혀지고 있어 식품 소재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농과원에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개발된 곤충 관련 식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갈색거저리는 ‘고소애’라는 이름으로 효소와 쿠키 등이 시판되고 있으며, 관련 요리 책자까지 발간되었다. 요리책에는 고소애로 만든 수프부터 막대 과자, 과일 주스 등 다양한 쓰임새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만족하지 않고 농과원 곤충사육동에는 갈색거저리를 직접 키우며 식품으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는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고소애가 워낙 고단백 영양을 함유하고 있어 요즘은 환자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환자의 경우 대부분 식사량이 저조하다 보니 체력 유지와 상처 회복에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양질의 단백질 식품이 필요한데 이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영양 실험에서 고소애 환자식을 섭취한 환자들의 회복이 빠른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 결과 암, 위장관 질환, 연하 곤란 등 환자 상태에 맞는 다양한 고소애 환자식 메뉴들은 이미 개발이 끝난 상태다.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까지

황재삼 연구관은 식품 외에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 개발에도 주목하고 있다. 왕지네에서 분리한 스콜로펜드라신이라는 물질은 아토피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이를 이용해 개발한 화장품은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좋아 재구매율이 70~80%에 이르고 애기뿔소똥구리에서 분리한 항생제 후보 물질인 코프리신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도 구매자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또한 코프리신은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실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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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식용 곤충으로 알려진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서 분리한 물질이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발표되었다. 꽃벵이에서 분리한 인돌 알칼로이드가 혈전 치료와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인돌 알칼로이드를 경동맥 혈전이 있는 동물에게 투여한 결과 혈전 크기를 줄이고 혈전의 생성을 50%나 억제한 것이다. 이렇듯 곤충의 다양한 의약학적 효과는 <동의보감>에서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용 곤충은 95종으로 그저 그런 민간요법으로 치부되었던 약용 곤충을 현재의 과학 기술로 재조명하는 일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곤충산업

황재삼 연구관은 곤충분자생물학 박사로 곤충 분야를 연구한 지 15년이 넘었다. 오래도록, 아니 시대를 앞서 곤충을 연구한 학자가 보는 미래의 전망은 어떨까? 사실 곤충산업화에 대한 황 연구관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의 연구자로서의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곤충학자로서 곤충산업을 생각하는 농가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현재 농촌진흥청에서는 2020년이면 식용 곤충 관련 산업 시장이 1천 억원 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망이 밝지만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하시기를 권합니다. 혼자 사육부터 판매까지 모두 하는 것은 어려워요. 현재 농촌진흥청에서는 곤충 식품 산업 협의체를 구성해 생산 농가와 판매자를 맺어 주는 MOU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함께 풀어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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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벌레’라고 부르는 곤충. 하지만 농촌진흥청의 TOP 5 융복합 프로젝트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한 곤충산업, 정말 미래의 고부가 가치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곤충에 주목하자. 그 작은 곤충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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