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한 여름에 가장 더운 날을 골라 가족과 함께 산행하는 극기훈련을 즐기고(?) 있습니다.
엊그제 토욜에 오대산에 다녀오면서 작년의 설악 대청봉 1빅2일에 비하면 올핸 참 편한 코스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선지 올핸 두 딸내미도 별 불평없이 따라 왔습니다.
오대산에 올라 상원사-비로봉-상왕봉-북대 등을 돌며 만난 야생화 아가씨들을 스케치 해 봤습니다.
역시 고산에서나 볼 수 있는 노란색과 흰색의 물봉선입니다.
보통은 평지의 습지나 골짜기 같은데 흔히 나는데 주로 분홍색들이며 6-700 이상의 고산에 가면 흰색이나 노랑색을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잘 여문 뒤 꼬투리에 손대보면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의 봉선화 연정을 알 수 있습니다.
말나리입니다.
잎이 줄기 중간쯤에 돌려서 나는 것이 특징이죠.
하늘나리, 참나리, 중나리 등 자생나리가 꽤 되는데 다들 이젠 지고 막바지 꽃을 펴대고 있습니다.
얘도 곧 꽃잎이 떨어지고 씨앗을 맺게 되겠죠. 말나리 중 섬말나리는 울릉도가 고향인데 우리나라에서만 나는 귀한 아가씨죠.
어린 동자승이 큰스님 오시기만을 며칠간 기다리다 쓰러져 죽은 자리에서 나왔다는 동자꽃입니다.
색깔이 참 예쁘죠?
혼자서 피기도 하지만 이렇게 무리지어 피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람이나 야생화나 이렇게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참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 극기훈련에 꼭 만나야 하는 금강초롱입니다.
이 아가씨도 물론 우리나라 특산이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오대산에서 못만나면 어쩌나 했는데 내려오는 길에 우릴 방긋이 맞아주어 기뻐서 한참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냥 산행하시는 것도 좋지만 저처럼 산에서 만나는 야생화랑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하면 산행이 훨씬 즐겁고 풍요로워집니다.
어쩌다 보면 야생화들 만나느라 엉뚱한 길로 가거나 정상을 못가는 경우도 많지만 갖가지 자기만의 모습으로 항상 활짝 반겨주는 야생화들이 있어 즐거운 산행이 됩니다.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 보세요.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 참 어려운 것 같은데 자연을 늘 가까이 하다보면 흉내라도 내지지 않
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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